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561694

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라는 글을 보고 아무런 추천없이 이 책을 골랐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사람은 사랑해야한다. 책 속 주인공 모모도 "사랑해야한다"라고 말하며 이 책을 마친다.
모모가 말하는 사랑은 조건없는, 평등한 사랑을 말한다. 모모는 종교, 나이, 성별, 외모를 떠나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진심을 다해 아줌마를 사랑하고 옆을 지켰다. 아줌마의 마지막을 지켜주기 위해서 유태인 동굴에서의 모모의 행동은 눈물이 흐르게 만들었다. 모모의 그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하고 아름다웠으며 또 슬펐다. 

나는 좀더 시간을 거슬러올라 아줌마를 아름다운 처녀로 만들었다. 그러자 눈물이 났다.

이 문구에서 '아줌마'라는 단어를 '나의 엄마'로 바꿔봤다. 나도 모모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적막해졌다. 엄마도 아름다운 처녀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노후를 바라보며 산다는게 슬픈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죽음을 마주하는것이 자연의 법칙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인간이 무능력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끼리의 경쟁 속에 빠져 치열하게 살다 결국 모두 자연의 법칙에 따라 보잘것없이 죽음을 맞이 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자연의 법칙을 깼을때 그에 따른 부작용은 항상 존재한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죽음을 늦추는데 성공 했지만 누구나 죽음을 늦추는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로자 아줌마처럼 말이다. 자연의 법칙을 깨는데 성공했다면 인간의 무능력함은 인간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되는것이 맞지 않을까? 법으로 안락사를 금지하고 약물을 매달고 누가누가 더 오래 사는지 원하지 않는 챔피언 대결은 너무 굴욕적이다.

정말 생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곰곰히 하게 만든 책이다. 죽음앞에 서면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지만  자기 앞에 놓인 생을 위해 우리는 어떤짓이라도 한다. 한번 더 읽으면서 생각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한번읽고 만족하는 책은 손에 멀리 두지만 반대로 한번 더 읽고 싶은 책은 손이 닿는 곳에 두게 된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은 선물해주려고 산 책인데 내가 간직하면서 여러번 읽어 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