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흑역사- 톰 필립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512895

인간의 흑역사

'세상이 어쩌다 이 꼴이 됐지?',  '요즘 세상은 너무 험악하다.'

우리는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리고 나도 이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세상은 항상 그 꼴이었다. 우린 아직 살아 있지 않은가? "

농경사회가 시작되고 계급이 생기고 나서부터 현재까지 약탈, 학살, 전쟁, 살인과 같은 비윤리적인 사건들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니 기원전 때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험악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험악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아직 살아 있을까? 나보다는 타인. 이런 이타적인 생각으로는 험악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간절함, 남을 짓밟고서라도 우월해지겠다는 이기심을 바탕으로 살아남았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만을 찾고 그것만 옳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의 잘못이나 허점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기심이 인간의 본능이기도 한다.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인지적 오류가 자만으로 이어지게 되는 순간 파국이 찾아오는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세상이 예전에 비해서는 살만해졌다라는 생각이다. 적어도 제국주의가 끝나고 대부분의 국가가 민주주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전쟁을 선택하기 보다는 회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세상이 살만해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이 책 속에 적힌 인간의 흑역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쿠야호가강 화재 사건>이다. 산업시설에서 배출된 각종 기름과 폐기물이 엉겨 5cm 두께로 덮인 기름막이 생겨 강에 화재가 난 사건이다. 얼마나 환경을 막무가내로 사용했으면 강에 불이 붙고, 흐르는 물에 기름막이 생길까?

지금도 그리 환경이 좋은 쪽은 아니지만 적어도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으니 환경에 대해 무지했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 책은 많은 국가를 통틀어 최악의 실수, 흑역사들을 정리해놨지만 우리나라의 역사, 사건들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가 세계 통틀어보면 그렇게 최악의 역사를 겪지는 않았나? 아니면 국가적 인지도가 낮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개가 시장이 선출된 역사도 있다. 이에 비하면 적어도 우리나라는 양반이다. 아무리 무능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이긴 했으니깐 .. 그러기엔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와 같은 말도 안 되는 강압수사와 같은 흑역사가 존재하지 않은가..? 

위안부 문제. 이것도 이 책에 기록된 인간의 흑역사 중 하나이다. 피해국 입장에서 이 사건을 책에서 보니 씁쓸하기도 하다. 다시는 반복 되어서는 안 될 역사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여러 인지적 오류를 기반으로 나오는 자만인가? 그러기엔 너무 객관적인 잘못이고 독일이 폴란드에 사과하고 있는 것처럼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사례를 주변국에서 볼 수 있지 않은가? 현재 일본의 입장 또한 인간의 흑역사가 아닐까 싶다. 

 

과거나 현재나 약소국은 이런 흑역사의 피해자가 되기 일쑤이다. 대한민국이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법과 정의를 잘 갖춘 강대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